규제개혁위원회의 휴일야간근로제한조항 개혁방안에 대한 10문 10답




"오는 2001년부터 여성과 18살 미만 노동자에 대한 야간노동과 휴일노동이 점진적으로 허용된다. ... 규제개혁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노동부와 산림청 규제개혁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성과 18살미만 노동자의 야간 및 휴일노동을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에 앞서 여성계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보완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겨레신문. 99. 8.17일자)



  1. 규개위가 발표한 노동부 잔존규제정비계획에 대한 의견은?

    이조항은(여성과 청소년들에 대한 휴일야간근로제한조항은) 여성과 청소년들에게 손쉽게 야간근무를 시키거나 노동시간을 연장하지 못하도록 해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된 것이다. 따라서 야간근무자들을 위한 보호조치가 현장에서 충분히 정착되지도 않았고,장시간노동도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조항이 폐지된다면 여성과 청소년들의 근로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여성들의 평등권이 실질적으로 확보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함께 마련되면서 존폐문제가 거론되어야 하는데, 기업규제를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한 점에 대해서도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 현재 여성의 야간휴일근무제한규정은 근로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나?

    현재 본인이 동의하고 노동부장관이 인가해주면, 여성들도 야간휴일근로를 할 수 있게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호사나 제조업체에서 교대제근무를 하는 여성들, 그리고 직업의 성격상 야간근무를 해야 하는 여성들의 경우에 야간휴일근무를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임신한 여성들 조차 야간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야간근무를 할 경우 ILO협약에서 규정된 제반의 보호조치가 우리나라 현장에서는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또 노동부장관의 인가없이도 야간근무를 시켜서 고발당하는 사업장이 있기도 하다. 심한 경우는 야간근로를 하지 못할 경우 퇴직압력을 받는다거나,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야간근무로 배치하기도 한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법정노동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일하고 있다.(월 199시간)

    최근 조사결과(한여노협 + 전국여성노동조합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조직사업장여성노동자 1,58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한주에 평균 57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장시간노동의 개선없이 실시되는 야간휴일근무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3. 휴일야간근로제한규정이 여성에게 중요한가?

    최근 조사결과에서(한여노협 + 전국여성노동조합추진위원회) 현재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했더니 약 30%의 여성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들었다. 조사에 응답한 여성들의 경우, 제조업은 주당 54시간, 유통업의 경우는 주당62시간을 일했고, 사무직은 53시간, 기능직은 55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여성노동자들의 상담을 접수해보면, 많은 기업주들이 근로기준법과 평등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고 특히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여성노동자 100명중 5,6명만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법은 있으되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법에서 제한조항을 두고 있음에도 이렇게 장시간노동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폐지가 된다면, 장시간노동이 무제한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특히 야간근무가 가능한 자만 모집채용할 경우는 여성의 취업기회가 오히려 더 제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그리고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서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야간근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자녀양육시기에 있는 기혼여성들의 경우 더 우려가 되기도 하다.

  4. 여성일각에선 많은 여성이 직장에서 남녀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반기기도 하는데...

    휴일야간근로제한조항 때문에 여성들을 차별할 수밖에 없다는 기업주들의 입장에 대해서 반대한다. 실제로 현재 많은 사업장에서 결혼이나 출산을 앞두고 해고된다거나 퇴직압력을 받고 있다. 평등법이 시행된이후 만 11년동안 성차별문제로 진정하거나 고발한 사건 중 절반이상이 결혼출산으로 인한 해고였다.(김엘림박사 최근 보고서)

    아직도 우리나라 현실은 평등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야간휴일근무를 전면적으로 허용한다고 해서 남녀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모집채용, 그리고 임금과 승진, 교육훈련등에서 제반 성차별이 없도록 하고,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모성보호를 확대하고 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서비스도 확대해야 하다.

    이런 다양한 조치들이 함께 마련되고 제대로 실행되어야, 여성취업이 실제로 확대되고, 남녀가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5. 보호규정이 개선됨으로써 여성의 근로기회가 확대되는 기회의 확장과 이런 기회확대를 원하는 여성근로자도 있을텐데, 이런 점에서 보면 남녀고용평등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는가?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여성들은 결혼하거나 출산을 앞두고 해고된다거나 퇴직압력을 받고 있는 게 우리들의 현실이다. 다시말해 남녀고용평등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상황에서는, 여성의 취업확대를 위해서 다양한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주들이 손쉽게 야간근로와 휴일근로를 시킬 수 있도록 한다고 해서, 여성들의 취업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취업확대를 위해서는 모집채용과정에서 그리고 임금, 승진에서 성차별이 없도록 해야 하고,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모성보호도 확대하고, 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서비스도 확대해야 하다.

    또 다양한 기능을 습득해서 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도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다각적인 정책들이 마련되고 관련법이나 제도도 개선되어야, 실질적으로 여성취업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런데 관련법을 정비하고 노동환경을 개선시키는 조치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여성계와 노동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지 않고, 먼저 규제개혁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평등의 취지를 살리는 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는게 여성노동계 입장이다.

  6. 사실 사업주입장에서도 여성의 보호규정 때문에 여성의 고용이나 인력운영에서도 까다로워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기업주들이 여성고용을 회피하는 것이 과연 여성의 여성보호규정 때문인지 사실 의심스럽다. 보다 핵심적인 문제는 기업주들이 여성인력을 여전히 저임금의 단순보조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전 경총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었다.

    이 조사에서 여성에 대한 보호규정들은 대체로 기업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조사대상기업의 63%가 여성보호규정은 여성인력활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조사보고서에서 경총은 '여태까지 여성에 대한 보호조항이 여성고용을 활성화하는데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논리를 뒤엎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조사에서 출산휴가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응답했었다.

    결국 여성고용을 기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기업의 관점이 획기적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또한 모성보호비용을 기업주들이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하지 않고 사회보험을 통해 분담하는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다.

  7. 국제적으로 여성의 야간휴일근무제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ILO가 창설된 이후 80년동안 3단계에 걸쳐 변화되어왔다. 2차대전전까지는 평등권이 여성의 권리로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이고, 모든 여성의 야간근로를 금지(ILO협약4호 [여성의 야간근로에 관한 협약], 1919) 했다가, 육체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책임있는 관리자 지위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허용되는 것으로 변했다.(34년에 4호협약 개정)

    UN창설이후에는 남녀평등이 여성의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로 정립되면서 평등권이 강화되는 추세가 되었는데, 그러면서 보건복지업무나 경영기술적으로 책임업무를 수행하는 여성들은 공업분야에서도 야간근로를 할 수 있게 변했다. (48년 [공업부문에서의 여성의 야간근로에 관한 협약]89호)

    그러다가 75년 세계여성의해 선포이후 90년에 새로운 야간근로협약이 채택되었는데, 이 협약에서는 야간근로의 속성상 요구되는 특별대책을 남녀 모두에게 실행하도록 규정되었다. (90년, [야간근로에관한 협약]171호/ 건강측정, 응급조치시설마련, 적절한 사회서비스제공, 건강상 이유가 있을 때 유사한 직종으로 전환,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것)

    이렇게 된 배경은 남녀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평등권과 모성보호는 더욱 확대하고, 남녀모두가 가정과 직장생활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런 흐름속에서 각국에서 야간근로를 포함한 여성보호조항에 대한 검토작업이 진행되었다.

    여성보호조항을 없애거나 남성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독일의 경우는 남녀노동자 모두 근로시간을 단축했고 남녀동일하게 시간외근로를 제한했다. 국제적인 동향은 남녀모두에게 노동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8. 휴일야간근로제한규정이 바뀌면 어떤 상황이 예상되는가?

    일본에서는 86년에 생산직의 경우만 야간근무를 금지했다가 97년에 폐지했다. 그러다가 과로사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육아와 가족간호책임이 있는 남녀노동자 모두에게 3년동안 야간근무와 시간외근무를 면제하도록 개정하였다.

    노동시간이나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그리고 육아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여성보호규정을 변화시킬 때는 다른 많은 나라들이 오랜기간동안 정부와 노사단체, 여성단체, 정당이 함께 모여서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후에 비로소 변화시켜오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오고 있다.

  9. 여성근로자의 인권과 노동조건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하나?

    시급하게 4가지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OECD회원국중 가장 길게 일하고 있다. 현재 법정노동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동안 일하고 있다.

    2) 야간근무를 하는 노동자의 건강과 모성보호를 위해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적절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다. ILO에서 채택한(90년) 야간근로협약 내용이 그 기준이 될 것이고, 이 기준들이 현장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다.

    3) 남녀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모성보호가 확대되고, 육아를 위한 사회적 지원조치가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모성보호의 수준은 ILO기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혼여성들이 직장생활과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 수준도 매우 낮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모성보호비용을 사회보험으로 지급토록 하고, 모성보호수준을 ILO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 . 출산휴가비용의 경우 기업주에게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여성들은 결혼하거나 출산을 앞두고 해고된다거나 퇴직압력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4)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이 현장에서 잘 준수되도록 정부의 감독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미흡한 내용들은 개정되어야 하다.

  10. 여성의 보호규정문제가 어떻게 풀어나갔으면 좋을지?

    기업규제 완화의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 21세기는 인권과 평등권이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시대다. 우리사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근로조건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평등권과 모성보호가 더욱 확대되어서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법이나 제도들이 정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회와 행정부처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성계와 노동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기를 바란다